낫지 않겠습니까
" 나는 한 시간의 독서로 누그러들지 않는 어떤 슬픔도 알지 못한다." - 몽테스키외
I have never known any distress that an hour’s reading did not relieve. - Montesquieu
독서가 모든 삶의 문제를 해결하진 못할 것이다.
책을 덮어도 여전히 남아 있는 괴로움을 마주해야 하니까.
그러나 잠시라도, 조금이나마, 확실히 잊을 수 있는 방법에 책만한 것이 없다.
어제와 같은 하루를 살아도 눈과 귀가 바뀐다면 삶은 달라진다. 해석도 폭넓어지고 자연스레 갖게된 대안이 덜 불안하게 한다. 이도 저도 못하던 인생은 변한게 없고 그대로일지 모르지만 발만 동동 구르지 않고 나를 바라보게 하며 주변을 포용하게 한다.
선악과 잘잘못을 간단히 규정하고, 가볍게 상황을 단정짓고, 세상을 단순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한때 부러웠었다. 그러나 인생에 정답이 어딨겠으며 한가지 방향만 고집하는게 말이 될까. 결국 단순하고 획일적인 답은 우릴 빈곤하고 번민하게 할것이다. 책은 나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내가 미워하지 않으려해도 나도 모르게 외면했던 사람들을, 더 나아가 이렇게나 복잡한 세상만사를, 완벽히 이해할 순 없지만 그럼에도 존중하고 품을 수 있게 해주었다.
그래도 나는 늘 갈증을 겪고 고민한다. 삶의 의도가 왜 명료하지 않는지, 왜 삶이 이토록 불투명 한지, 왜 삶에는 정답이 없는지, 지금처럼 답을 모른채 어물쩡 살아도 괜찮은지, 이게 정상적인 삶인지. 그저 계속 물을 수 밖에 없지만 책에서 내 갈증을 이해하고 고민도 이해하며 나름의 해답에 인생을 지혜롭다고까지는 못해도 버겁지않게 꾸려가고 있음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