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상

만원어치

Sarah *^^γ 2019. 10. 6. 22:48

아빠가 쇠약해지시면서 바깥 거동이 힘들어지셨다. 

결혼초에 봉사라는 것을 해본답시고 이미용자격증 실습공부를 했었는데 그것도 경험이라고

나는 아빠 이발을 해드렸었다. 몇번 안되긴하는데.. 더 많이 해드릴껄..

이발을 하면 아빠는 수고비 만원을 내게 주셨다

돈을 받기 위해서 이발한 것도 아니었고, 아빠도 딱히 이발한 것만으로 주시는건 아니래도

아빠도 나도 무척 기쁘게 이발비가 거래되었다. 

하루는 아빠에게 문자가 왔다.

"이번주말에 이발좀 해다오"

---- "아빠. 요새 인건비가 올라서 이발비가 만이천원이 됬어요"

한참 아빠 답장이 없었다. 

그러다 잊은채 일을 하고 하는데 아빠에게 답장이 왔다. 

"만원어치만 깎아줘"

 

 

이제 그렇게 유머있던 아빠는 세상에 안계신다.

 

그리움이란게 무서운 감정이란걸 알았다. 

슬픔이 고통과 같은 말일 수 있단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이 세상엔 존재한다는거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인간은 너무나도 나약하다. 그 사실이 그렇게 증오스러웠던 적이 없다. 

어떻게 좋게 생각해야 할지 모르겠다. 

마음에 굳은살이 생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