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유품에는 한다발의 편지 묶음이 있었다.
요새같으면 쓰지도 않을 연하장과 크리스마스 카드 등..
육사18기 아버지 동기생 한 분의 편지였다.
수년간 거동할 수 없는 친구, 내 아버지께
꼬박꼬박 편지를 쓰셨다.
육사 생도시절 함께 공부하고 함께 뛰었을 젊은 친구는
산소 호스를 코에 달고 거동이 불가한
팔순의 병든 노인이 되었다.
편지는 추억이 재밌고 따뜻했다.
그래서 애처롭고 그래서 슬펐다.
그럼에도 힘에 넘치고 아름다웠다.
아버지는 7년째 코에 산소 호스를 다셨다.
그래서 7년간 거동이 어려우셨다.
처음 3~4년은 외출을 하셨지만
마지막 2~3년간은 집 밖을 나오지 못하셨다.
7일도 아니고 7주도 아니고 7년을..
어제는 아버지의 현충원 안장식이 있었다.
팔순이 지나신 육사 18기 동기생 분들은
장성급 출신답게 여전히 격조있고 패기있게 예우를 해주셨다.
''아빠 오늘은 울지 않을께요
아빠가 자랑스럽습니다.'